조선일보 칼럼 2017년 4월2일

인구 고령화, 주택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

은퇴 이후 생활 유지하려면 부동산보다 현금 자산 필요해
주택 관리·유지 중심 정책을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연구위원)
▲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연구위원)

 

향후 20년간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2015년 1.24명까지 떨어졌습니다. OECD 평균(2014년 1.68명)을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반면 기대 수명은 1970년 65.6세에서 2014년 85.5세로 증가하면서 OECD 국가 평균 추이(73.0세→83.3세)를 웃돌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전체 인구의 14%가 넘는 고령 사회로 진입합니다. 고령층 인구는 이미 유소년(0~14세) 인구를 넘어섰고, 15~64세 생산 가능 인구도 올해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는 우리나라 주택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주택 시장이 침체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통상 고령층은 생애 주기상 더 큰 집으로 이사하기보다는 기존 주거지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은퇴 이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부동산보다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입니다. 주택을 새로 구입하거나 주택 면적을 확장하려는 수요가 강한 젊은 층 인구가 줄고 고령층이 늘어날수록 전체 주택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고령화 현상이 주택 시장의 큰 리스크(위험 요인)라는 얘기입니다. 특히 2030년 이후엔 가구 수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른바 ‘주택 수요 절벽’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의 효과를 분석하는 통계 지표 중에는 ‘역(逆)부양비율’이란 것이 있습니다. 15~64세 생산 가능 인구 수를 그 밖의 인구(0~14세, 65세 이상) 수로 나눈 값입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분모가 커지기 때문에 이 역부양비율도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보다 앞서 지난 20여 년간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역부양비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는데, 놀랍게도 주택 시장 침체와 거의 같은 흐름을 보여줍니다.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스페인,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도 역부양비율과 주택 시장 수요가 함께 떨어지는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변수는 가구 소득 증가율입니다. 앞으로 10년간 우리나라 소득 증가율이 현재 수준인 연 2.4%를 유지한다면 생산 가능 인구 감소로 주택 시장이 받는 압력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주택 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선 주택 시장을 감안할 때, 대량 주택 공급을 지양하고 주택 관리·유지 중심 정책으로 공급 물량을 조정한다면 고령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7/2017032700066.html#csidx211f4e775894d049401858e3d91c189